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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과 자유주의 경계에서 … 중국 명사들의 결혼관

결혼, 
피가 섞이지 않은 낯선 두 사람의 행복한 만남이지만, 
두 집안의 어색한 가족화化이기도 하다.
어제까지 남이었던 이들이 "사돈, 사돈" 하면서 한 가족이 된다.
가족화가 잘되면 결혼은 더욱 행복해지고, 
반대의 경우 결혼은 아쉽지만 불행의 가능성이 커진다.

그나마 요즘의 결혼은 좀 다르다.
집안, 가족화 문제보다는 둘의 만남에 방점이 더 찍힌다.
그럼 더 나은가?
둘만 행복하면 되는데, 이혼율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싶다.
누가 그랬던가?
결혼은 '연인'과 하지만, 결혼생활은 '아내'와 한다고 ….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어찌 보면, 옛날이 좋았던 점도 있는 듯싶다.

그때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 가족화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뭐, 굳이 좋게 생각해보면, 
그 조건 가운데 아들과 딸의 이성 취향에 관심을 둔 부모도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들과 딸의 짝보다는,
집안 어른들이 모여서 집안에 훌륭한 사위, 며느리를 고르는데 힘썼었을 듯싶다.

우리나라 대표적 사례가 
삼성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이다.
중학교 시절 서울 유학시절 지방 집안에서 "결혼 준비됐다"라는 말에, 
"예" 하고 달려가 결혼해 
아들딸 잘 낳아 세계 최고 갑부 집안이 됐다. 

 

후스 초상 출처=바이두

 

비슷한 시기 중국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소위 '包办婚姻' bāobànhūnyīn 이 판쳤다.
당대 최고 지식인으로 꼽혔던 후스胡适 1891 12~1962 2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결혼을 했다.
당대 많은 지식인들이 후스가 전족을 하고 글도 모르는 전통 규수 장둥슈江冬秀와 결혼하는 것을 우려했다.
후스의 생각은 달랐다. 일기장에 이렇게 남겼다. 

단지 지식만을 결혼 조건으로 본다면 어쩔 수 없이 (난) 노총각으로 평생을 살아야 할 거다. 
좋은 아내라는 게 어디 지식만으로 된다는 건지. 
얼굴도 예쁘고, 요리도 잘하고. 성생활이 건전한지도 살펴야 하고. 어디 한두 가지가 문제인가? 
다 소홀히 할 수 없는 거다.

참고로 후스는 자신의 일기장을 아들에게 유산으로 남겼다. 
조건은 본인이 죽고 나서 1000년 뒤 읽으라는 것이었다.

그 뒤 후스의 결혼 생활은 행복했다.
후스는 술을 좋아해 건강을 해칠 정도로 많이 마셨는데, 
그의 부인은 그런 그를 우려해 반지에 직접 '계주'戒酒라 써 선물했다.
후스 부인이 공부해 글을 깨우쳤지만, 
실력이 짧아 이 '계주'의 술 주 자를 쓰면서 
삼수 변을 빼고 닭 유酉로 썼다.
후스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을 했다고 한다. 

 

장타이옌 초상 출처=바이두

 

실제 후스 당대 중국 지식인들의 결혼관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당대 또 다른 지식인 장타이옌章太炎1869 1~1936 6이 대표적이다. 
그는 평소 결혼에 대해, 

특별한 조건은 없고. 홍루몽 정도 읽을 수 있으면 되네.
사람들은 결혼을 밥 먹는 듯한다. 난 약을 먹는 듯한다네.

하고 말해왔다.

그런 그가 1912년 상처를 한다. 다음과 같은 여성관을 내세웠다. 

량후两湖(후베이, 후난) 사람이 가장 좋고, 그다음이 안후이安徽성 출신이 좋다.
단 북방 지역 여성은 안된다.
광둥广东성은 말이 안 통한다.

중국 지역 편견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재혼을 위해 신문 광고를 내기도 한다. 
순톈스바오顺天时报에 낸 그의 구혼 광고는 중국의 첫 공개 구혼으로 꼽힌다.
거기에는 3가지 조건이 달려있다.

1. 文理通顺 能做短片
(글을 알아 단편 정도는 쓸 수 있어야 한다.) 
2. 大家闺秀 
(큰 집안의 규수여야 한다.)
3. 服从性质
 (복종하는 성격이어야 한다.)

장타이옌은 글도 많이 남겼다.
글의 표현에 정감이 많아 독자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취미가 없어 등산이나 야외 나가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다고 한다.
이런 남자와 결혼하면 행복했을까?
요즘 젊은 여성들은 콧방귀를 뀌진 않을까? 

 

© jonasvincentbe,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