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0 (일)

  • 흐림동두천 2.4℃
  • 흐림강릉 11.3℃
  • 흐림서울 7.0℃
  • 흐림대전 8.6℃
  • 흐림대구 10.8℃
  • 흐림울산 10.7℃
  • 광주 8.7℃
  • 부산 10.4℃
  • 흐림고창 9.4℃
  • 제주 12.1℃
  • 흐림강화 4.8℃
  • 흐림보은 5.4℃
  • 흐림금산 7.0℃
  • 흐림강진군 9.9℃
  • 흐림경주시 9.6℃
  • 흐림거제 10.1℃
기상청 제공

"전쟁은 져도 협상은 지지 않는다." 청일 전쟁 패장 리훙장의 도쿄 담판

2018년 7월 미중 무역 전쟁이 한 창이다. 
이러쿵저러쿵 둘이 협상을 벌이더니, 결국 서로 무지막지한 '관세 폭탄'을 내지르고 있다.
이번 전쟁은 누가 이길까?청일 전쟁 패장 리훙장의 도쿄 담판
 

전쟁의 결말은 반드시 전쟁 전의 준비 상황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승패 결정 요인의 중요한 요인이다.

아쉽게도 중국은 여러모로 불리하다.
간단히 중국은 첨단 산업으로 진입을 꾀하는 데 반해,
미국은 그것을 불허하는 것만으로 중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데 중국은 왜 싸울까?
답은 역시 중국스럽게 '지구전'에 있지 않나 싶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무역전에 맞서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정된 자원으로 싸워야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게 시간이다.
트럼프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미국에는 미중 무역전에 찬성 못지않게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중국에도 물론 반대의 목소리가 있지만,
아마 영원히 우리는 누가 반대했는지 모를 것이다.
반대의 목소리가 수면으로 올라와 여론을 형성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태생적으로 중국 외 다른 나라들의 약점을 잘 안다.
자원이 중국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장제스 초상

가장 가까운 사례가 만주 전쟁이다. 만주 전쟁 때 장제스의 전략은 간단했다.
일본의 침략을 내륙 깊숙이 끌어들여 전선을 넓히고, 
전쟁을 오래 끄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역은 소개해 일본에 내어 주고 두고두고 괴롭히는 방식을 썼다.

그래도 이번 미^중 무역전은 다르다. 총탄이 오가는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술 상의 피해다. 그 피해는 중국이 더 크다. 
중국이 더 견디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왜 싸우려 할까?
이 역시 답이 간단하다.

협상을 위해서다. 중국 런민르바오人民日报가 수차례 밝혔다.
"언제든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답을 말해주는 역사적 사례가 있다.
리훙장李鸿章의 '도쿄 담판'과 그 결과 맺은 1895년 '시모노세키조약'马关条约이다.
 

 

 

 

 

 

 

 

 

 

시모노세키 조약 체결 모습 출처=바이두

갑오전쟁이 패색이 짙어지자, 리훙장이 도쿄로 달려간다.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청나라의 입장을 당시 최고 강국이던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 3국이 후원하고 있었다.
화평은 일본 역시 바라는 바였다. 
누가 봐도 승세가 확실하지만, 더 피를 흘리는 것은 낭비였다.
담판에 임한 일본은 역시 일본이었다.

일본은 청 본국이 일본 현지 중국 대사에게  보내는 전보를 전부 도청해 
리훙장이 준비한 담판의 조건들을 모두 사전에 알았던 것이다.
담판은 당연히 리훙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일본은 백은 3억 량, 요동 전역과 타이완을 비롯한 일대 지역 대 영토를 요구하며 
리훙장을 압박했다.
 

리훙장의 모습 출처=바이두

그러나 일본은 결국 리훙장에게 양보를 해야 했다.
딱 하나 리훙장의 결연한 태도 때문이었다.
담판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리훙장은 역시 본국에 전보를 친다.
전보의 내용은 간단했다.
 

일본의 요구는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것입니다.
일본이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이제 국운을 걸고,
나라의 모든 것을 동원해 전쟁을 해야겠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우리의 후원국에게도 비밀리에 알려야 합니다.

이 문서 역시 도청한 일본은 깜짝 놀라고 만다.
일본의 국력은 아직 중국과 단독으로 전면전을 벌일 정도로 준비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둘러 전쟁 배상금도 깎고 요구하는 땅도 줄인다.
사실 후대에는 리훙장의 전보가 일본의 양보를 불러오기 위한 작전이었다는 설도 있다.
 

마지노선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킬 각오를 보여준다.

바로 중국의 전통적인 담판술이다.
중국은 지구전을 할 시간도, 이 각오를 책임질 사람도 분명하다.
과연 미국은 그럴까? 
그럼 미중 무역전의 승패에 대한 전망은 또 달라진다.
국제 무대의 주도권이 달라지는 순간이다.